-50여년 만에 도덕암(도덕사)에 올랐다.
초등학교(국민학교) 가기 전 도덕암에 한번 가 봤으니 대략 50여년이 흐른 셈이다.
유년시절 도덕암은 가기 어려운 암자(지금은 절로 승격)였다. 산길을 걸어 대략 2시간 이상이 소요됐기 때문이다.
그래서 중년의 나이에도 한번 밖에 가보지 못한 암자가 된 것이다.
독실한 불교 신자셨던 할머니도 도덕암은 몇번 가 보지 못하시고 작고 하셨다. 그만큼 도덕암은 멀리 떨어져 있는 절간이였다.
그런데 이제 차를 타고 단숨에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됐다.
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가파란 언덕길을 올라야 하지만 차가 있다면 이제 언제던 오를 수 있는 암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.
그래서 오랜만에 도덕암에 한번 올라 보았다. 오랜만이 아니라 정확히 50여년 만이다.
도덕암 정상에 서니 이런 물음이 바람처럼 스쳐갔다.
50여년, 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았느냐? 왜 이제 여기에 왔느냐?
나는 그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.
왜 왔는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.
연어가 물길을 따라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 나도 그런 회귀 본능에 따라 왔는지 모른다.
도덕암에서 보니 내 어릴적 뛰어 놀았던 동명 구덕리가 한눈에 들어왔다.
그리고 할머니, 할아버지, 아버지, 바우 아저씨, 같이 물놀이 하며 뛰어 놀았던 친구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. (조영준의 포토에세이에서..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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